뉴욕에서 이사하기(Piece of Cake)
1. 전보다 규정이 까다로운 새 아파트
바로 전 포스팅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이사한다고 밝혔는데 그 뒤로 이삿날까지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새로 입주하는 콘도는 이삿짐센터 업체를 몇 군데 추천해 줬고 만약 개인이 센터 도움 없이 한다면 500달러의 환불 안 되는 보증금을 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COI(Certificate of Insurance)도 같이 요구했다. COI는 건물에 들어오는 업체가 보험가입이 되어있는지 확인하는 인증서다. 짐작하기론 이삿짐 운반 과정 중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건물의 대미지 혹은 인명 피해에 대한 보험이 커버가 되어있는지 확인하는 것 같았다. 건물에서 책임질 순 없으니까. 부동산 관련 공부를 할 때 요샌 condo도 co-op처럼 내규나 입주자를 받는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co-op은 반대로 콘도처럼 좀 느슨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런 규정들도 시대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듯했다.
이사업체는 Piece of Cake이라는 업체를 선정했다. 아파트측에서 추천하기도 했고 주변에 이용후기도 좋아서였다. 사이트에 들어가서 견적 내기를 클릭하면 방사이즈, 가구목록을 선택하거나 기입할 수 있었다.
2. 이사 후기
홍보 이메일이 온 것 중에 플라스틱상자를 패키지로 묶어서 파는 게 있었다. 1 베드룸 패키지는 플라스틱 상 상자 20개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거기에 옷걸이에 걸린 옷을 안구기고 담을 수 있는 높은 종이상자 3개도 추가했다. 상자들은 전부 구매가 아니고 대여였는데 보증금 형식도 아니고 환불 안 되는 대여료를 받는 게 어이없었다. 플라스틱 상자는 이사일 일주일 전쯤 집으로 배달해 주었고 옷걸이용 종이상자는 당일에 기사들이 들고 와서 옷을 직접 포장해 줬다.
이사 비용을 절감하고자 그랬지만 결과적으로는 돈은 돈대로 쓰고 개고생도 했다. 플라스틱 상자 크기가 얼마인지 감이 안잡히기도 했지만 집에 아기 용품과 있고 유사시를 대비한 비상식량과 생수 같은 짐이 많은 것도 포장용 상자가 부족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 이사 갈 집이 이전 집에서 걸어서 10분이라 '그냥 내가 캐리어랑 이민가방 끌고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남은 짐이 너무 많아서 스무 번 정도 왕복했다... 그냥 풀패키징 서비스받을걸 하고 후회했다.
업체측으로부터 이사 당일에 도착 20분 전이라고 연락받았다. 와서 견적서와 실제 집을 비교하고 작업에 착수했다. 침대 프레임같이 큰 가구는 분해 후 조립해 줬고 나머지 컴퓨터 책상 같은 엘리베이터에 들어갈 수 있는 가구들은 상처 나지 않게 이불 같은 걸로 싸서 포장했다. 내가 셀프로 견적 내는 걸 실수한 것 때문에 실제 옮겨야 하는 짐과 견적상의 짐이 좀 차이 났는데 집에 온 직원이 융통성 있게 추가금 조금만 받고 옮겨주었다. 굉장히 친절하고 열심히 해줘서 서비스면에서는 만족스러웠다.
3. 단점
팁을 20퍼센트를 달라고 대놓고 요구하는데 팁이 이렇게 아까운적은 처음이었다. 아직 팁문화에 적응을 못해서라고 생각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1000불이 넘는 이사비용의 20퍼센트 팁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업체는 트럭 운용하는 비용을 제외하면 거의 가격의 대부분이 인건비일 텐데 거기에 또 팁을 요구하는 게 내 상식선에선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음에 이사 갈 일이 생기면 다른 업체를 이용해 봐야겠다.
또 하나, 견적을 낼때 어떤 가구를 옮기는 게 노동비까지 포함해서 얼마가 드는지 세부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같은 업체를 썼던 지인은 700불 선에서 이사를 해결했다던데 우린 왜 1500불이 넘어갔는지 모르겠다. 우리 가족이 짐이 훨씬 더 많긴 했겠지만 가구 하나당 옮기는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알았더라면 좀 더 가격에 납득이 갔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