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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간호사

미국간호사 - 업무의 차이(업무용 폰, 1:1 observation 등)

1. 병동 구조

 내가 일하고 있는 부서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져 최신 시설과 시스템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 건물 특징으로는 한 층에 병동이 한 개만 있어 엄청 넓다는 것이며 우리 부서는 토털 34 베드의 외과중환자실이다. clean supply room, medication room, trash/soiled linen chute, O2 tank room(empty/full), clean linen, Equipment room, staff lounge, conference room 등은 안쪽 공간에 위치해 있다. 또 하나 특징은 스테이션이 각 코너에 하나씩 총 4개 있다. 환자용 엘리베이터는 유닛 밖에 있는 것이 아닌 안쪽 중앙 복도에 6기가 있다. 환자 병실은 전부 창가 쪽에만 자리 잡고 있어 병실마다 강변 뷰, 시티 뷰등 호텔처럼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미국 답게 34 베드 전부 1인 격리실이며 각 방에 필터가 달려있다. 다만 프라이버시 때문인지는 몰라도 한국과 달리 방과 방사이에 창문이 없어 다른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한국에서 일할 땐 14베드에 크기도 크지 않아서 사각지대란 것이 아예 없었는데 여긴 전부다 사각지대라서 좋으면서도 불편한 점이 있다.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가 몇 가지 있다.

[1] 센트럴 모니터

 사실 어느 병원에나 중환자실이라면 있는 것으로 큰 모니터 하나에 유닛 내의 모든 환자들 모니터와 연동되어 한눈에 알 수 있게 만든 시스템이다. 현재 우리부서엔 스테이션이 4개 있으므로 센트럴 모니터도 4개가 존재한다. 알람이 울리면 스테이션에 앉아있는 누군가가 확인해 주기도 하고 별일 아니면 알람을 끄는 것도, 알람 범위를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대로 정말 EKG리듬이 이상하다거나 이벤트 상황에선 시간대별로 바이탈을 조회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부분 전부 한국과 동일하게 이루어지니 더 이상 설명하진 않겠다.

[2] 업무용 폰

 각 간호사마다 인계 시 업무용 핸드폰을 주고받는다. 전산과 연동된 앱이 폰에도 깔려있어 전산으로 내 업무용 폰 번호를 입력하며 sign-in하게 되면 여러 가지 것들이 연동되어 편리하다. 이 폰으로 주로 할 수 있는 업무는,

  • 모니터 알람에 반응: 환자 바이탈 이상 시 울리는 모니터 알람이 그 내용과 함께 핸드폰으로도 전송되어 울린다.
  • 환자 콜벨에 반응: 환자가 누르는 콜벨도 그 내용과 함께 핸드폰 알람으로 뜬다.
  • 어딘가로 전화걸기: 식당, IV team, 타 부서 인계 등 전화걸 일 있을 때 내부 연락망을 통해 전화 걸고 받는 것이 가능.
  • EPIC 전산과 연동되어 의료진들과의 나누는 메시지가 알람으로 뜬다.
  • 전산과 연동되어 컴퓨터 옆 부착 된 투약/검체수집 용 바코드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핸드폰 카메라로 바코드를 찍어 업무용 폰으로 투약과 채혈 업무를 하는 것이 가능.
  • 역시 전산과 연동되어 카메라로 욕창 사진 등을 찍어 바로 업로드하는 것이 가능.

이렇게 있다. 이 중 위의 두 가지 기능을 통해 모니터와 환자 요구에 반응해 사각지대를 간접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핸드폰이 무겁기도 하고 배터리가 없으면 컨시어지에 가서 충전시켜야 하는 단점은 존재하지만 이게 없으면 유사시에 알기 어려우므로 생각보다 의존도가 많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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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CTV

 사각지대를 없애는 또 하나의 수단으로 환자 방마다(화장실 제외) CCTV가 달려있다. 그걸 각 스테이션에 위치한 컴퓨터 한대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최대 4개 방까지 한 화면에 틀어놓고 볼 수 있다. 1:1 observation이 필요한 환자를 감시해야 할 때 혹은 모니터에 이상알람이 울리는데 실제 환자 상태가 이상한지 방에 들어가기 전 먼저 관찰할 수도 있다. 

2. 1:1 observation

 delirium이 심하거나 behavioral issue가 있어 스태프에게 해를 가할 위험이 있거나 비계획적 탈관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 한해 1:1 observation을 실시한다. PCT(Patient Care Technician, 조무원 정도에 해당)가 방에 상주하며 환자 행동을 관찰하고 때론 incontinence care 나 position change 같은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 환자가 너무 폭력적일 경우(정말 스탭에게 해를 가한 히스토리가 있다던가) security가 올라와서 계속 옆을 지키고 있는다.

 한국 중환자실에 있을 땐 그냥 억제대로 묶어버렸는데(지켜볼 인력이 없으니까) 여긴 억제대 사용은 거의 하지 않는다. 신경과중환자실에 가면 종종 볼 수 있다고는 하는데 우리 중환자실은 억제대 쓰느니 그냥 사람 한명 붙여서 감시하게 하는 듯하다. 

[1] 억제대

 신체보호대라고 말이 바뀌었는데, 그게 어감이 더 좋아서 인가보다. 내가 있던 부서에선 굉장히 자주 쓰던 물건이고 보통 중환자실 입실 시 입실동의서, 수혈동의서와 함께 신체보호대 동의서를 루틴으로 받아놨었다. 최근엔 신체보호대에 대한 규정이 점점 까다로워지며 24시간마다 필요성을 검토하고 오더를 리뉴얼 하라는 지침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억제대 관련 간호에는 해당부위 neuro, circulation, skin check를 일정 주기마다 하고 가끔 제거해서 환자 가동범위를 보장해 주라는 권장사항(?)이 있었지만 풀어줬다가 탈관 한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누구도 그걸 지키진 않았다. 간편하고 확실하므로 한국에 있을 땐 (적어도) 간호사들 사이에서 선호되던 통제방법이었다. 

 현재 우리 병원은 규정이 너무 까다롭고 억제대를 실시하면 처음엔 거의 분단위로 차팅을 해야한다고 들었다. 15분 간격*몇 회, 30분 간격*몇 회 이런 식으로 위에 적어놓은 신경계, 피부, 순환계 기록을 해야한다. 그 때문에 간호사들이 물리적 억제대 하는 걸 선호하지 않고, 대신 정 안되면 화학적 억제대(진정제 투여)정도 사용한다. 

[2] committee?

 위에서 설명한 1:1 관찰도 영영 계속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매일 그 필요성을 확인하는 team이 존재하고 간단히 라운딩도 돈다(이걸 뭐라고 표현하는지 몰라서 committee?라고 적어놨다).

[3] VCO

 상기한 1:1 observation을 PCT가 하는게 아닌 이동식 CCTV가 하는 것으로 VCO는 Virtual Constant Observation의 약어이다. 이게 시험 운영 단계인지 정식 시스템인지는 잘 모르겠다. 뉴스레터에 의하면 환자가 인가되지 않은 약병을 겨드랑이 사이에 숨기는 걸 VCO기계가 목격해 담당간호사에게 알림을 줬고, 담당간호사가 실제로 그 약병을 회수한 케이스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듯하다. 기계값이 많이 드는지 PCT 한 명 더 쓰는 게 돈이 더 많이 드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우리 부서에선 아직까진 찾아보기 힘들다.

vco
VCO의 모습. 출처: 원내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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