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간호사

미국간호사 - 업무의 차이(bedside procedure)

1. bedside procedure

 중환자실에서 일한다면 밥먹듯이 하는 게 바로 bedside procedure일 것이다. 간단하게는 Central Line 삽입부터, 심하게는 Bedside OP까지, 다양한 일들이 침상에서 일어나는 데 이럴 때마다 필요한 물품들 준비해 줘야 하고, 중간중간 필요한 것 가져다줘야 하고 끝나면 정리도 해야 했었다. 능숙한 사람이 한다면 금방 끝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A-line 잡는데 한두 시간이 걸릴 때도 있어 옆에 있다 보면 다른 환자를 못 보게 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1] 침상에서 하는 시술 종류

 한국 중환자실에서 일할 때와 거의 비슷하게 A-line, C-line, Quinton cath insertion, Intubation, Tracheostomy, Para/Thoracentesis, Chest tube/pigtail insertion 은 미국에서도 많이 한다. 그러나 bedside OP하는 건 한 번도 못 봤는데, 감염관리에 더 민감해서 그런 것 같았다(청소는 잘 안 하면서).

[2] 물품 준비, 정리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로 물품준비 및 뒷정리를 시술자들이 알아서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게 당연한 건데 한국에선 의사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간호사들이 치워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여기선 supply room 은 사원증을 찍어야 들어갈 수 있는데, Provider 들도 인가받은 상태기 때문에 직접 자기네가 주섬주섬 물건을 챙겨 온다. 의료장비도 Provider들이 어떤 게 어느 위치에 있는지 다들 알고 있어서 쓰고 본인들이 닦아서 반납한다. 시술 중간에 물건이 더 필요한 경우 담당간호사에게 혹시 가져다줄 수 있냐고 정중하게 부탁하며,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그냥 가운 장갑 벗고 자기가 새로 가져온다.

[3] 타임아웃

 한국에 있을 때도 타임아웃은 철저하게 했었다(내가 있던 병원 말고 다른 곳은 모르겠다). 시술에 참여하는 모든 인원이 방에 있는 상태에서 타임아웃을 시작하며, 타임아웃 중간엔 아무도 방을 들락날락할 수 없다. 담당간호사와 시술자가 서로 환자 정보와 그날의 시술 내용을 대조해 가며 진행했다. 타임아웃만큼은 미국과 한국이 다르지 않았다. 

time-out
병원 내 한 수술방의 모습. 장소가 어디든 타임아웃 과정은 크게 차이가 없다.

[4] 기록

 한국에선 '시술 전 간호', '시술 후 간호' 이런 식으로 따로 서술형 기록을 남겼었는데, 여긴 그런 기록은 하지 않고 LDA avatar(Line, Drain, Access가 어딨는지 전산에 사람모양으로 표시되어 있음) 란에 누가, 언제, 뭘 했는지 체크만 해서 저장하면 된다.

반응형

2. IV team

 예전 병원에서는 IV team 이 중환자실 등 특수부서는 오지 않아 Peripheral access를 하나 얻으려면 보이지 않는 환자들 팔을 몇 번이고 찔렀어야 했다. 그렇게 되면 우리 부서에선 C-line을 잡는 걸 선호하는 편이었다. 물론 감염위험은 올라가지만 access가 부족해서 여기저기 환자 팔을 찌르고 있는 건 환자에게나 간호사에게나 부담이라고 여긴 교수님의 스타일이 컸다. 지금 있는 병원은 그와 반대로 CLABSI에 더 포커스를 두고 있어 여러 번 환자 팔을 찌르는 한이 있어도 central line은 오래 남겨두지 않고 새로 잡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IV team수요가 많고 그들이 중환자실에도 온다. 업무는 크게 네 가지 정도로 파악되는데, Peripheral IV 삽입, UltraSound guided IV insertion, Midline cath insertion, 그리고 PICC insertion이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선 IV team을 불러서 라인을 잡으려면 그게 그냥 단순한 PVL 하나여도 provider오더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page를 해도 절대 오지 않는다. 

[1] IV team 부르는 법

 IV team을 부르는 전화번호가 있다. 사람이 직접 받는 건 아니고 처음 걸면 기계음성이 연장번호를 입력하라고 한다. IV team과 PICC team번호가 다르므로 알맞은 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그다음 call-back number를 입력하라고 한다. 내 업무용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면 page가 완료되고 보통 2시간 이내로 다시 전화가 온다. 여기서부터 좀 골 때린데, IV team 은 일반 IV 잡는 업무를 제일 싫어한다. 그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오면 어떤 환자인지, 어떤 사유로 IV가 필요한지(지속주입약물이 뭐고 compatibility가 어떻고 장황하게 설명해야 함), special concern이 있는지(arm save 같은 것) 얘기해 줘야 한다. 와서 잡아준 뒤엔 차팅까지 그들이 남기고 간다.

[2] Peripheral IV(PVL)

 IV team 간호사를 부르기 전, 몇 번 담당간호사나 주변 간호사들이 시도해 볼 수 있다. 부서에 vein finder가 있어서(한국에 있을 땐 못써봤다) 어려운 환자는 장비의 힘을 빌려서 해볼 수 있다. 드물지만 만약 IV team nurse들이 바빠서 급한데 못 오는 상황이라면 Provider들이 ultrasound를 가지고 대신 잡아주기도 한다.

[3] US guided PVL insertion

 특수한 교육을 받아야만 초음파기를 이용해 IV를 잡을 수 있다고 들어서, 평간호사들은 이 방법을 시도하지 못하고 안 한다. 보통 IV team을 부르면 초음파기를 같이 가지고 오는 데, vein finder로 그냥 넣을지 ultrasound를 보며 넣을지는 온전히 그들의 선택이다. ultrasound PVL을 넣으려면 일반 IV cath보다 더 긴 걸 삽입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환자 상태나 순응도 따라서 방법을 결정하는 듯했다.

[4] Midline cath insertion

 한국에 있을 땐 잘 선호하지 않는(이거 넣을 거면 PICC 잡지) 캐스였는데, 여기선 자주 보인다. single lumen(double lumen은 아직 못 봤다)이며 일반 IV 보단 훨씬 길고 PICC보다는 한참 짧기 때문에 분류는 말초정맥관에 들어가지만 나름 심부정맥에 위치한다. 깊기 때문에 일반 IV에 비해 빠질 우려도 적고 patency가 좋아 약물 주입도, 채혈도 용이하다. 여기서부턴 ultrasound가 반드시 필요하며 오더도 'Peripheral IV insertion'이 아닌 'Midline catheter insertion'로 들어온다. 일반 PVL 삽입시 오는 IV team nurse와 다른 팀이 오며 큼지막한 US기기도 같이 가져온다.

[5] PICC insertion

 한국에선 bedside에서 레지던트들이 주로 하던 일이고 중환자실 턴을 도는 동안 몇 개 개수를 채워야 한다고 들었었다. 그래서 굉장히 많이 보던 일이고 bedside밖에서 다른 사람이 잡는 건 본 적이 없었다. access는 여전히 많이 필요한데 C-line을 일주일 이상 쓸 수 없으니까 그 대체재로 triple lumen을 넣어줬었다.

 여기선 IV team 중 PICC team이 와서 잡아준다. nurse와 NP들로 구성된 듯하다. 시술이기에 방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환자 포함) 마스크와 모자를 써야 한다. 항상 double lumen PICC를 잡아주며 처음엔 IV 약이 더럽게 많고 compatibility도 안 맞는데 굳이 triple lumen을 안 쓰는 게 짜증 났었다. 지금은 'port 하나도 infection source일 테니 최대한 그 가능성을 줄이려고 double lumen을 고집하는구나' 하고 이해하기로 했다(의미가 있나 싶지만). 만약 케이스가 너무 어렵다면 IR(Interventional Radiology) 방 내려가서 잡아오기도 하지만 아직 몇 번 못 봤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