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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간호사

미국간호사 되고 나서 좋은 점(휴가)

1. 미국 간호사가 되어야 하는 이유, 장점, 좋은 점, 기타 등등....

 주변에 미국으로 나간 간호사들이나 블로거, 유튜버들이 꼭 한 번쯤은 다뤘을 만한 주제라고 생각해서 사실은 굳이 글을 쓰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요새 쓰고자 하는 글들은 공부를 미리 해야 해서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볍게 쓸 수 있는 이 주제를 선택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최근에 2주일가량을 쉬게 되었는데 옆에서 와이프가 너무 부러워하며 블로그에 자랑해 보라길래 그 말을 듣기로 했다. 

2. 그래서 뭐가 좋은가

[1] 쉬는 날은 내가 정한다

 한국에 있을 땐 장기오프라고 해서 1년에 한 번 7일~10일 가량 연속으로 쉴 수 있게끔 제도가 있었다. 그게 굉장히 혁신적이며 괜찮은 직원 복지이며 파격적인 혜택인 듯(한국은 인력이 너무 없으니까 휴가를 제공하는 매니저급 이상들에겐 선심이 맞긴 하다) 생각될 때가 있었다. 그 마저도 우리 부서는 3년 차 이상부터 장기오프가 가능했고 그 외엔 내 맘대로 못 쓰는 연차 열몇 개가 전부였다. 물론 한국이 미국에 비해 공휴일, 연휴 개수가 훨씬 많지만 간호사에겐 그게 의미 없다는 건 모두가 알지 않는가? 부서 사정이 좋아야 연휴에도 쉴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상근직(주 5일 8시간, 공휴일 쉬는)을 제외하면 모든 근무와 오프를 다 내가 짠다. 이 엄청난 자유가 처음 주어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맸던 기억도 난다. 열두시간 주 3일(4주 중 1주는 4일 근무)만 근무시간을 넣으면 오프를 2개 붙이던 8개 붙이던 터치 안 한다는 뜻이다. 위에 문단에서 언급한 대로 난 원래 쓴 1주일 휴가에 앞뒤로 오프를 붙여서 2주일을 휴가로 만들었다. 휴가는 1년에 4주 내지는 5주가 주어지는데 부서마다 기준이 다르다. 보통 이전 연도 마지막 분기쯤 다음 연도 vacation request를 받는다. seniority를 고려해서 한 주에 너무 많은 사람이 휴가 신청을 하면 신규 간호사부터 잘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연차에 선택권을 준다는 게 어딘가. 공휴일도 여름, 가을, 겨울 공휴일 묶어서 묶인 공휴일 중 한 번만 일하면 나머지 공휴일엔 휴식을 보장한다던가 하는 제도가 있다. 여기도 인력이 아주 넘치지는 않는 지라 신청한 공휴일이고 휴가고 오프고 바뀔 때도 있지만 한국에 비해선 그 빈도가 훨씬 덜하고 최대한 신청한 대로 근무를 주려는 노력이 눈에 보인다.

[2] 아무도 눈치 안준다

 저렇게 내가 쉬고 싶은 날 쉴 수 있는 데는 업무 분위기가 한몫하는 것 같다. 휴식에 있어선 아무도 눈치를 안 준다. 부서마다 분위기가 다르지만 보통 너무 작은 부서가 아니라면 서로 터치 안 한다. 한국에선 누가 갑자기 아파서 응급 오프를 내거나 혹은 운 좋게 3 오프 이상을 받게 되면 꼭 앞에서든 뒤에서든 말이 나온다(보통은 좋은 말 아니고 시기 질투다). 여긴 누군가 아파서 sick call을 쓰면 그 사유에 대해 절대 묻지 않게 되어있다. 서로 별로 관심도 없고 가끔 누군가 휴가 때 어디 놀러 간다고 자랑하면 '부럽다~' 하면서 들어주는 정도? 한국은   

[3] 쉬는 걸 권장

 사실 아무도 '너 쉬면서 해라' 내지는 '일 열심히 해서 돈 많이 벌어라' 이렇게 서로 얘기하지 않지만 병원 규정이나 주의 제도들이 휴식을 권장하는 쪽으로 정해져 있다고 느낀다. 앞서 말한 sick call을 쓰면 일을 안 해도 급여의 일정 부분 돈을 받는 데, 같은 시간만큼 오버타임을 해서 돈 버는 것보다 더 많이 받을 때도 있다. 이러면 누가 오버타임 하고 싶겠는가.. 생각도 들지만 아픈 거 참아가면서 일하지 말라는 뜻의 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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