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간호사/취업 수속

미국간호사 준비 - 취업프로세스(혼자 힘으로 구하는 경우)

1.  유리한 경력? 

 이력서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미국에서 좋아하는 간호사의 경력 대해 이야기 해보자.

[1]  몇 년차가 이상적?

 이에 대해선 두 가지 설이 나뉘는데, 경력은 길 수록 좋다 VS 너무 길면 나이 때문에 부담스러워한다 이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했듯, 경력이 3년 이상이면 탄탄하다고 여겨지며 보통은 경력이 길 수록 선호하지만, 너무 나이가 많은 사람을 선호하지 않는 병원도 있었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3~10년이 이상적인 것 같다. 그리고 베드사이드 널싱! 내가 환자에게 얼마나 직접 무언가를 많이 해줬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베드사이드가 아닌 검사실 같은 경력이더라도 일을 구하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빈자리가 별로 없다....

[2] 경력 단절 유무?

 아예 없는 것이 이상적이고, 있더라도 6개월 미만의 경력 단절이 선호된다. 에이전시에서도 클라이언트들에게 계속 일을 하라고 독려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6개월 이상의 경력단절이 있다면 99퍼센트는 인터뷰 때 왜 일을 그만뒀는지 물어본다. 영어공부에 매진했다던가 출산을 했다던가 기타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6개월 이상 쉬는 건 절대절대 비추한다.

[3] 병상의 수?

 250~300병상 이상에서 근무한 경력자를 선호한다고 저번 포스팅 때 언급했는데, 그렇게 하면 충분히 다양한 케이스를 경험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빅 5 같은 대학병원 급은 500 병상은 우습게 넘기니 그런 곳에서 일했다면 병상 수는 문제 될 것이 없다. 

[4] 경력의 연속성

 이곳 저곳 옮겨 다니는 것보단 한 부서에서 진득하게 일하는 것이 낫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면, 한국에 있을 때 SICU에서 3년 일한 뒤 작은 병원 마취과로 옮겨서 1년 넘게 더 일했는데, 막상 미국에서 다시 중환자실로 가려고 이력서를 쓰니 최근 경력은 OR/PACU 여서 조금 난감했다. 이력서의 최근 경력이 내 원래 경력(중환자실) 보다 돋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고 '왜 마취과로 옮겼니?'라는 예상질문에 대한 답도 추가로 준비해야 했다. 한국의 마취과는 수술 중에 바이탈을 보고 약도 주고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중환자실 업무와 겹쳐 연계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미국에선 그 일을 마취과 간호사가 아닌 마취의 내지는 anesthesia technician이 하기 때문에 전혀 다르다. 즉 미국 중환자실에 다시 일하는 데 있어 한국 마취과 1년 경력은 엄밀히 말하면 쓸모가 없는 것이었다. 

2. 이력서 다듬기

 구글에 nurse resume라고 검색하면 이미 많은 탬플릿이 존재하니 참고해서 쓰면 된다. 크게는 연락처, 경력사항, 각 의료기관의 어느 부서에 있었고 무슨 일을 했는지, 학위, 자격증 유무, 추가적으로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는 것도 좋다. 자소서에 글자수 채워가며 장황한 질문에 장황하게 답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의 이력서는 길어야 세 페이지 내로 끝난다(세 페이지도 길다). 한눈에 들어오게 심플하게 정리하는 편이며, 내가 어떤 환자군을 봤고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는지 어필하는 것이 좋다. 한국 자소서에 있을 법한 질문들-'왜 우리 병원을 선택했는 가', '간호사가 된 이유'-은 주로 면접 때 물어본다.

3. 내 프로필 올리기/지원하기

 우리나라로 치면 사람인 같은 플랫폼이 미국에도 있다. LinkedIn, Indeed, Glassdoor가 대표적인데, 세 어플 전부 써본 결과 저 중에 간호사를 위한 구직공고가 잘 올라오는 건 개인적으로 LinkedIn이라고 생각한다. 나머지 두 어플은 간호사 입장에선 쓸데없는 공고가 너무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랫폼 보다도 더 믿을 만 한건 각 병원의 채용사이트이다. 채용사이트에만 올라오고 LinkedIn에는 올라오지 않는 공고도 간혹 있으며, 같은 공고를 올리더라도 사람이 구해지지 않아 한 번 갱신해서 올릴 때도 병원 내 채용사이트에 먼저 업데이트한다. 

[1] 이력서 올릴 때 꿀팁 

  내 이력서가 잘 보이게끔 하는 소소한 팁도 있는데, 그건 바로 이 공고가 언제 올라왔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올라온 지 하루 채 안 된 따끈따끈한 공고라면 내가 이력서를 냈을 때 인사 담당자가 바로 열람해 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지원자가 적을 때라 확인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만약 올라온 지 일주일이 넘은 공고에 지원서를 들이밀었다면 담당자가 열어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그 공고는 이미 채용이 완료되었는데 업데이트가 안 된 걸 수도 있다.

[2] 부서 지원 팁

 대부분은 갓 랜딩한 주제에(내지는 에이전시에서 갓 탈출한 주제에)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니 내 경력과 조금이나마 연관이 있다 싶으면 닥치는 대로 지원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 나도 원 경력은 SICU지만 뉴욕 내 모든 메이저병원에 모든 종류의 중환자실에 지원했었다. 나중에는 플로팅 포지션이라도 정규직이면 지원했었다. 채용플랫폼이나 병원채용사이트에 올라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하더라도 실제 인터뷰에선 공고에 없는 포지션을 제안하기도 한다. 때론 A경력을 가지고 B부서에 지원하더라도 B부서 유닛매니저가 A부서 유닛매니저에게 케이스를 토스해준다고도 한다. 그렇기에 시간이 부족하거나 어떻게든 병원에 입사하고 싶다면 아무 데나 비벼보자! 길은 열릴 것이다.

[3] 일자리를 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몇십군데에 이력서를 찔러 넣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있는데, 그건 바로 'referral'을 받는 것이다. 신용사회인 미국에서 내 경력과 실력을 보증해 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큼 강력한 것이 없다. 레퍼럴은 해주는 사람의 이름을 걸고 '이 사람 일 잘하니까 써보세요'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레퍼럴을 받고 인터뷰제의가 들어왔다면 개소리를 지껄이지 않는 한 99퍼센트 확률로 합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레퍼럴을 받게 되면 해주는 사람에게 희망부서와 이력서를 먼저 보내고, 해당 부서 공고 내지는 아무 공고나 그 뒤에 지원하면 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 먼저 정착한 간호사 지인이 있다면 레퍼럴을 부탁해 보자. 아니, 친하다면 먼저 제의를 해 줄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