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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간호사/취업 수속

널싱홈 썰(1)

0. 랜딩 직후 널싱홈에 입사하기까지

 랜딩 하기 전 이미 에이전시에서 내 랜딩 날짜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랜딩 후 이메일로 연락이 왔다. 이런저런 서류들을 준비해야 하고 서류가 완료되면 어떤 교육을 들어야 하고... 기타 등등을 안내받았다. 자세한 내역은 아래 글을 참고하자.

2023.06.26 - [미국간호사/취업 수속] - 미국간호사 준비 - 취업프로세스(에이전시를 끼는 경우)

 

미국간호사 준비 - 취업프로세스(에이전시를 끼는 경우)

대부분의 에이전시는 자기네와 일종의 계약관계를 맺은 의료시설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커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계약자들을 보내는 편이다. 아예 병원과 부서가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고

versatile-kim.tistory.com

 내가 계약했던 에이전시는 어떤 의료 재단과 연계되어 있었는데, 이 재단이 뉴욕 내에 널싱홈을 여러 개 운영하는 듯했다. 그래서 랜딩 전에 미리 일할 곳을 정하는 게 아니라 'one of the facilities'에서 일하는 게 조건이었다. 한 가지 좋았던 건 거주지가 정해지면 가장 가까운 곳에 면접 볼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면접 날엔 에이전시 매니저와 같이 널싱오피스의 널싱 디렉터(간호부장)를 만났는데, 둘이 같이 일한 지 오래돼서 인지 매우 친해 보였다. 면접을 보고 나선 결과를 기다렸는데, 개떡같이 본 거 같았는데도 합격시켜 줬다(여기서 쎄한 것을 눈치챘어야 했다). 데이로 일할 지 나이트로 일할 지도 면접 때 희망사항을 얘기할 수 있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와이프를 집에 혼자 재울 순 없다는 생각에 데이로 일하겠다고 했고 별 무리 없이 데이 시프트로 확정됐다.

1. 병원 소개

 시작하기에 앞서, 뉴욕 내 모든 널싱홈 혹은 에이전시와 연계된 시설이 내가 겪었던 대로 오리엔테이션이나 교육, 실무를 진행시키지는 않음을 밝힙니다.

 오티 시작 전 병원이 어떤 환자군을 수용하는지 들었다. chronic floor, acute floor, rehab floor로 나눠져 있다고 했고, 세 플로어 중 원하는 플로어에 배치될 수 있었다. 이곳은 뉴욕의 다른 널싱홈에 비해 좀 더 바쁘다고 했었다. 'census'라고 해서 '인력비'를 이야기했는데, acute floor 나 rehab floor환자가 손이 더 많이 가므로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chronic에 비해 적다고 했다. 하지만 그 적다는 게 간호사 한 명 내지는 두 명이 환자 30명가량을 봐야 했다. ICU출신으로 환자를 최대 많이 본 게 세명이었던 나는 여기서부터 막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대병 입사 전 요양병원에서 잠깐 아르바이트했었던 기억을 살려 할 수 있다고 다짐했었다. 한국 요양병원은 액팅 둘에 차지 둘로 functional로 돌아가던 곳이었고 간호사 세명 내지는 네 명이 환자 60명을 봤었다. 이곳에선 보통 acute/rehab floor에는 간호사 한 명+조무원(라이선스 없는 간병인 정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 세명 이거나 간호사 두 명+조무원 두 명이 한 듀티에 일한다고 했다. 

nearby_nursinghome
널싱홈 근처 거리. 임시 숙소에서 걸어서 10분이라 통근이 매우 편리했다.

2. 오리엔테이션 안내

 처음에 오리엔테이션이 며칠 동안 진행 되는 지를 병원 측이 아닌 같이 오리엔테이션 받는 간호사에게서 들었다(...?). 그분에게서 오티는 5일간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매주 화요일마다 시작한다고 하길래 난 '매주 화요일만 몇 주를 출근해서 받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를 들어 내가 '8월 8일 화요일에 오티 받을래!' 하면 8일부터 연속 5일간 받고 바로 부서에서 독립해서 실무를 뛰는 식이었다. 안내해 준 교육담당간호사가 애매하게 말한 것도 있지만 그땐 language barrier가 더 심했기에 내가 잘못 알아들은 것도 있었다. 애매하다 싶으면 바로 물어봐서 clarify 했어야 했는데 성격상 그러지도 못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조금이라도 못 알아 들었으면 바로 되물어서 확실한 답을 들어야 한다! 이것이 정말 정말 중요하다. 오티 기간은 내가 경력직이든 외국에서 왔든 신규간호사든 상관없이 5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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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교육 내용

 첫 3일은 전산교육으로 진행되었다(심지어 5일 모두 교육도 아니었다). 특별한 건 없고 그냥 널싱홈 내에서 쓰는 전산 사용법을 익히고, 어느 의료시설을 가나 적용되는 기본 규정(HIPAA, OSHA, Infection control, safety 등)을 온라인으로 무한히 쪽지시험을 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nurse educator? assistant manager?(칭호가 기억 안 남)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는 데 솔직히 있으나 마나 했고 딱히 물어볼 것도, 도움 받을 것도 없었다. 교육 중 전산을 실제로 써보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실무에선 감에 의존해서 전산을 사용했다(교육이 다 무소용...).

 뒤에 2일은 'buddy-up'으로 진행되었다. 정확히 버디업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느낌 상 '부서체험' 정도의 콘셉트이었다. 첫날은 차지널스 한 명, LPN-일부 기본간호를 수행할 수 있지만 RN보다 업무 범위가 적다. 한국에는 없는 개념-한 명, 그리고 조무원들이 한 듀티에 있었다. LPN이 액팅간호사 역할을 했기에 그를 따라다니며 업무 플로우도 확인하고 전산도 거의 처음 써보며 내가 직접 약도 줘봤다. 그러나 둘째 날엔 놀랍게도 어제 따라다녔던 LPN이 다른 부서로 헬퍼를 가버렸다. 그 LPN 자리를 내가 대체하게 되어 결국 버디업도 하루밖에 못 받고 바로 실무를 하게 됐다... 물건이나 약이 어디 있는지도 잘 모른 채 수십 명에게 수백 개의 약을 주려니 당연히 일이 계속 밀렸고 내가 누구에게 뭘 하는지 분간하기도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오리엔테이션 구조가 너무 기형적인 게, 어떤 병원을 막론하고 교육기간보다 실무체험기간(프리셉터기간 혹은 부서체험)이 짧은 곳은 없다. 근데 여기선 전산 교육 3일에 실무체험은 달랑 하루였으니 오티 기간을 제대로 주지도 않았을뿐더러 풀타임 오티도 트래블널스처럼 짧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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