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 VS미국 미용실
한국에선 세대 별, 성별, 컨셉과 스타일에 따라 천차만별의 미용실(혹은 이발소)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솜씨 또한 전반적으로 좋고 강남의 연예인들이 다니는 샵에 가지 않는 이상 미국에 비해 저렴하다. 미국은 일단 한국에 비해 손 기술이 떨어지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동네에 미용실이 한국만큼 많지도 않으며 가격도 많이 비싼 편이다. 한국은 남자들이 이발소도 가고 세련된 미용실도 가고 하지만 미국에서 남자들은 Barbershop에서 머리를 하고 여자들은 Hair Salon에 가는 듯하다(내가 보기엔 그렇다). 일단 바버샵엔 여자가 안 보이고 헤어 살롱엔 남자가 안 보인다. 바버샵은 꽤 많이 보여서 동네에 두 개씩은 있는 데 비해 헤어살롱은 가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많은 점포가 있는지 모르겠다.
2. 미국 내 한국스타일 미용실
뉴욕에 한인 커뮤니티라고 하면 Queens의 Flushing근처, 그리고 맨하탄에 32rd street 주변 상권이 전부 코리아타운인데, 이곳에 한국분들이 하는 미용실이 많다. 구글지도에 '한국미용실'이라고 검색하면 거의 이 동네에만 10개 정도 나오는 것 같다. 다만 맨하탄 미용실들은 가격이 정말 비싼데, 후기를 찾아보면 서비스도 그렇게 좋지는 않은 듯하다. 남자 커트가 거의 100달러 하는 데, 한국 내 미용실 가격의 3~4배 정도에 해당한다. 실력은 미국 내 헤어 살롱이나 바버샵에 비해 좋지만 한국에 비하면 살짝 떨어지는 듯해서... 쉽게 말해 가성비가 좋지 않다.
대체재로 뉴욕 내 일본 미용실을 간다는 후기도 많은데, 조사해보니 전반적으로 서비스가 더 괜찮고 가격도 살짝 더 저렴하며 무엇보다 사진을 들고 가면 디자이너의 주관이 들어가지 않고 사진 그대로 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렇게 설명하고 보니 대체재가 아닌 제1 선택지가 일본 미용실이고 한국미용실이 오히려 대체재 같다. 난 현재 바버샵에서 머리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어서 갈 일이 있을까 싶지만 아직 뉴욕 내 일본미용실에 안 가본 여성 독자분들이라면 한 번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3. 바버샵
내가 미국에 와서 처음 머리를 할 시기는 한국에 바버샵들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대중성이 그렇게 있던 시기는 아니어서 한국의 바버샵엔 아예 가보지 못했다. 맨하탄은 길 지나가면서 보는 바버샵들이 비슷한 느낌의 간판에 전부 터프하게 생긴 남자 미용사들로 차있는 게 인상 깊었다. 서양 헤어디자이너들은 동양인의 모질이 익숙하지 않아 경험이 없으면 머리를 잘 망친다고 들어서 검색을 많이 했다. 그래서 구글 사진 중 동양인 모델도 있는 동네 바버샵에 찾아갔다.
내가 한국에서 가던 미용실과는 다르게 바버샵은 하나 하나 내가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마치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시킬 때 '~~는 빼주고 ~~는 어떤 스타일로 요리해 주고...' 하는 주문을 넣는 것과 같이 말이다. 난 감이 없어서 한국에서 유지했던 머리를 보여주곤 이 느낌으로 잘라달라고 부탁했는데, 보통 처음에 어떤 스타일로 자를 건지 물어보긴 한다. 그러고 나면 옆머리를 몇 mm로 자를 건지, 뒷머리는 어떤 모양으로 다듬을 것인지 등을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진행했다. 역시나 아무런 감이 없어서 디자이너의 손에 맡겼다.
가격은 남자 커트 팁 포함 $35 이하 였던 것 같다. 전반적인 맨하탄의 물가와 미국 미용실 가격을 생각하면 아주 비싼 것 같지는 않다. 바버샵을 가기 전에 Queens에 있는 한국 미용실에 간 적이 있었는데 저렴한 가격에 일부러 한 시간이나 걸려서 방문했지만 실망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 가게 느낌은 마치 한국 동네의 어르신들이 가는 오래된 미용실 같았다. 내겐 차라리 한국 미용실보다 동네 바버샵이 더 나은 것 같았다. 아, 바버샵에선 따로 돈을 내지 않는 이상 머리를 감겨주진 않는다. 우리나라는 머리도 감겨주고 간단한 두피 마사지도 해주지만 여기선 서비스의 개념이 다른 것 같다. 그리고 바버샵은 현금만 받는다. 현금이 없다면 가게 내의 atm기 에서 인출하면 되는데, 수수료가 비싸니까 현금을 미리 준비하는 게 여러모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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