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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도구들

1. 또 다른 느낌의 자기 계발서

 '역행자'에 이어 내 생에 두 번째 자기 개발서이다. 이번엔 역행자보다 아주 조금 더 어렵게 쓰여있고, 분량이 좀 더 방대한 '타이탄의 도구'라는 책을 읽었다.

타이탄의도구들표지
사진출처: 예스24

 책에서의 '타이탄'이란 사회 전반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유명인사들을 일컫는 단어로 난 이해 했다. 그들의 마인드셋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어떻게 다른지, 그들의 생활루틴 중 공통점은 무엇인지, 그들이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사고방식은 무엇인지에 대해 포괄적이면서도 매우 지엽적으로 나열해 놓은 책이다. 어떤 부분에선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도 어떤 대목에선 '와 이렇게까지 디테일하다고?' 내지는 '진짜 이게 도움이 된다고?' 싶은 것들도 있었다. 

2. 타이탄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루틴이나 멘털

 책의 서두쯤 작가가 이를 쭉 정리해 놨는데,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 매일 가벼운 명상
  • 아침은 굶거나 매우 조금
  • 잠자리에서 칠리패드를 사용
  • 유발하라리-사피엔스, 찰스 멍거-불쌍한 찰리 이야기, 로버트 치알다니-설득의 심리학, 빅터 프랭클-죽음의 수용소에서, 헤르만 헤세-싯다르타
  •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창의적인 작업 때마다 무한반복하는 노래가 하나 있다
  •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많은 고객과 클라이언트를 사로잡은 성공적인 프로젝트 완성 경험을 갖고 있다
  • 실패는 오래가지 않는다는 확고한 믿음
  • 자신의 약점을 받아들이고 그걸 기회로 바꿔냄

[1] 명상?

 '실패는 오래가지 않는다는 확고한 믿음' 이라던가 '자신의 약점을 받아들이고 그걸 기회로 바꿔냄'과 같은 덕목은 사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강조하고 또 한 번쯤은 다들 들어본 말이지만 '매일 가벼운 명상' 이라던가 '잠자리에서 칠리패드를 사용'은 너무 구체적이면서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생활 루틴이라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명상을 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관찰+긍정적인 마인드로 하루를 시작+감정적으로 흔들릴 일이 있을 때 유연하고 매끄럽게 대처 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 부분을 이해하진 못했다.

 내가 명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난 애초에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잡생각이 들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 또한 일 하는 중에도 명상을 통해 감정을 다스리는 이점을 봐야 할 정도로 멘털이 흔들릴만한 사건이 별로 없다. 이 또한 정체성을 바꾸기를 거부하는 내 방어기제일 수도 있지만 내 생각엔 명상을 하느니 성경구절 몇 개 읽는 것이 더 심리적으로 안정된다고 생각한다. 

[2] 아침일기 

 꽤 많은 타이탄들이 지키고 있는 루틴인데, 하루가 모두 끝난 밤에 쓰는 것이 아닌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작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감사하게 여기는 것 세 가지, 오늘을 기분좋게 만드는 것 세가지, 오늘의 다짐 세 가지와 같은 것들을 5~10분 동안 정리하고, 퇴근하고 밤이 되면 비슷한 느낌의 질문에 대한 답을 채워보는 것이다. 

 이건 해보면 재밌겠다 싶었는데 너무 게으른 나머지 잠만 자게 된다. 원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걸 싫어해서, 출근 직전까지도 자는 편이다(웃기는 게 쉬는 날엔 오히려 일찍 일어난다). 

3. 그 외 내가 인상 깊게 읽은 부분

  • 10년짜리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그게 6개월 안에는 왜 안되지?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함으로써 더 적극적이고 대담한 계획을 세우고 생산성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행동으로 옮기는 것'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10년짜리 계획이라고 게으름 피우거나 압도당하는 게 아닌, 당장 뛰어드는 자세를 말하는 것 같다.
  • 실패하는데 요인이 한 가지만 이라고 생각해 거기에 집착하면 다음에도 또 실패한다.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것이 실패다: 장사의 신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왔던 것 같은데, 한 번 실패를 맛보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모든 것을 뜯어고쳐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 길게 성공하려면 트렌드보다도 사명이 있어야 한다. 사명이란 다른 사람들이 엄두도 못 내는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것이다: 저자는 화성에 가고자 하는 일론머스크를 예시로 들었다. 내겐 '우주공간에서의 간호학 창시+institute 설립이라는 목표가 있다.
  •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메모했다면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첫 번째 스텝이 무엇인지도 메모해야 하며,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만 첫 스텝이 너무 어려울 거 같은 건 버려라: 안 될 거에 목매지 말라는 이야긴데,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 수준 높은 모임에 최대한 참석하자. 그 자리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껏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며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크게 느끼는 것이다. 내가 어느 모임에 속해있을지는 나 하기 나름이다.
  • 큰 리스크를 감수하겠다고 뛰어들면 막상 그렇게 큰 리스크는 없다. 다만 더 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보인다: 곧 사업을 시작할 내게 꼭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리스크를 감수하겠다는 마인드는 이미 탑재했다. 다만 더 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보려면 지금의 독서량으론 부족할 것 간다.

4. 총평

 솔직히 말하면 책을 집중해서 읽기 힘들었다. '역행자'처럼 어느 정도 작가의 서사가 있는 것이 아닌 저자가 다른 '타이탄' 들로부터 들은 지혜를 메모한 메모장 느낌이라 전체적인 기승전결(?)을 찾을 수가 없었다. 쉽게 말해 남이 급하게 써놓은 노트필기를 빌려보는 느낌이었다. 저자도 타이탄들의 지혜를 통해 효과를 봤던 부분에 대해 기술하는 게 종종 있지만, 매우 지엽적이고 한정적이라고 느꼈다. 난 '그래서 저자 네 인생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뀌었는데?'에 대한 답을 원했던 것 같다.

 본인의 경험이 담긴 '역행자'가 내겐 더 읽기 편하고(물론 더 쉽게 쓰이기도 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게 되었던 반면, '타이탄의 도구들'은 그 정도의 임팩트를 주진 못했다. 반대로 와이프는 이 책을 읽고 나니 '역행자'가 오히려 저급하게(?) 느껴졌다고 하니 개인차인 것 같다. 평소에 캘린더에 계획을 착착 세우는 걸 좋아하는 와이프 성격 상 이 책이 더 잘 맞을 거란 짐작도 갔다. 다음엔 자기 개발서 말고 역사책을 읽어볼까 싶다. 같은 카테고리만 주야장천 파는 것보단 여러 분야를 같이 읽어 포괄적 사고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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