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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준비, 초기 정착

초기 정착 - 계좌 개설, 신용카드 신청

1. Debit Card 만들기

 우린 BOA에서 계좌를 개설했는데, 다른 은행에 비해 우리같이 갓 랜딩 한 이민자들에게도 유하다는 얘길 들어서였다. 먼저 계좌를 개설하며 이에 연계된 Debit card를 만들게 되고 이때 요구하는 서류가 몇 가지 있었는데,

[1] 신분증

 주나 국가에서 발급한 것으로 주로 NYCID나 Driver's license를 제시하면 좋지만 처음엔 저런 게 있을 리 없으므로 여권, 국제 운전면허증으로 대체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Tax ID number(?) 를 따로 물어보는데, 한국은 행정 업무나 세무나 신원 조회 등 모든 것이 주민등록번호 하나로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그냥 한국 주민번호를 알려주면 된다. 하지만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들은 개인 정보 유출에 더 민감한 편이라 세금 낼 때 쓰는 아이디 따로 면허 따로 SSN(사회보장번호) 따로.. 이런 식이다. 훨씬 번거롭지만 우리나라처럼 주민등록번호 하나 유출돼서 모든 정보가 다 새나가지는 않으므로 장단이 있어 보인다. 은행원과 우리 둘 다 이 제도적 차이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었다. 

[2] 거주증명

 이게 골 때리는 부분인데, 미국 내에 물리적으로 거주하는 집이 있어야 하고 그 집에 월세나 utility fee(전기나 수도세 등)를 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에어비앤비에 산다고 하면 '그건 네 영구적인 주소가 아닌 임시 주소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난 운 좋게도 은행원이 잘 넘어가줘서 한국주소를 physical address로 등록했지만, 빠꾸 시키는 은행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니 그때는 사정사정하던가 다른 행원 찾아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조금 편법으로라도 하려면 현지 내 지인 집을 얘기하고 그 지인이 내고 있는 고지서 같은 걸 가져와서 들이밀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게 지금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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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용증명

 우리가 은행에 계좌를 연다는 것은 유학생이나 노동자 신분이라는 의미이므로 당연히 고용증명or유학증명이 필요하다. 이때 이전에 말했던 재고용확인서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냥 EB3비자 카테고리 자체가 working visa 이니 여권만 들이밀어도 되지 않나? 하지만 여기선 내 이름, 고용주 이름, 예상 연봉, 근무지 이름 등이 구체적으로 쓰인 공식 서류를 요구한다. 와이프는 배우자 신분으로 영주권을 신청했기에 아직 고용증명서가 있을 리 없었고 나 또한 공항 심사대에서 돌려받지 못했으므로 제대로 된 서류가 없었다(이메일에도..). 그래도 착한 은행원이 그냥 estimated annual income정도만 물어보고 넘어가줬다. 

[4] SSN

 SSN이란 사회보장번호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취업, 은행업무 시 필요한 번호이다. 역시나 갓 이민온 사람에겐 이게 있을 리가 없지만 그나마 처음 신청하게 될 서류들 중 SSN이 제일 빨리 나오므로 SSN정도는 가지고 은행에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2. Credit Card 신청

 어쩌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일일지도 모른다. 미국은 신용사회이고 신용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한도 내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기한에 맞게 따박따박 카드값을 내고, 이걸 반복해서 신용 점수를 올리고, 카드 한도를 올리는 일련의 행위들이 나중에 대출을 받을 때나 집을 구할 때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만 처음부터 신용카드를 신청해봤자 우린 그냥 외국인이고 은행 심사팀 입장에선 아무 정보가 없기 때문에 바로 반려하게 된다. 하지만 친절한 은행원분이 신청 및 신용점수 쌓는 꿀팁을 알려주었는데, 

[1]  계좌 개설 후 일정 금액 이상 예치

 은행 직원이 얼마정도 넣을 거냐고 물어봤는데 내가 9000달러 넣겠다고 하니까 굉장히 적극적으로 태도가 변하며 더욱 우리에게 유하게 대해줬다ㅋㅋㅋㅋ직원이 알려준 팁은 와이프와 내 계좌에 각각 4500달러씩 넣고 일주일을 기다렸다가 신용카드 신청을 하라는 것이었다. 많이 넣으면 많이 넣어둘수록 좋지만 최소 한화로 300만 원 정도는 예치해 두는 게 좋아 보인다. 이렇게 함으로써 심사하는 입장에서 우리가 자본이 있다는 것, 불체자 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파악하고 승인해 준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1주일 뒤 재방문해서 신청했을 때 우리 둘 다 신용카드 발급 허가를 받아서 직원에게 감사하다고 몇 번씩 말했다.

[2] 매 달 기한내에 무조건 갚고 6개월에서 1년쯤 지났을 때 한도 상한 조정 신청하기

 우리 접수를 도와준 은행원이나 여러 유튜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는 꼭 기한안에 카드값을 내는 것이다. 이걸 6개월에서 1년 쭉 유지하다 보면 신용 점수가 오르고 이때 상한을 조정할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은행원이 추천해 준 방법은 카드값을 갚을 때 1~2달러 정도 더 내는 것이었다. 이러면 은행입장에서 우리에게 1~2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기 때문에 더 잘해줄 수밖에 없고 우리의 상환능력 입증에도 더 도움이 된다는 것. 다만 너무 많은 액수를 오버해서 갚아버리면 은행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참고로 우리 부부가 처음 받은 신용카드 상한은 1,000$ 였다. 이걸 누구 코에 붙이나 싶은 금액이고 많이 쓰고 많이 갚아서 신용점수를 쌓겠다는 욕심도 내려놔야 했다. 미국에선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야지 점프해서 여러 계단 올라갈 생각 하면 떨어진다고 은행원이 그랬다...

[3] 그럼 한달에 얼마나 쓰지?

 여기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누구는 한도만큼 최대한 신용카드로 긁고 안 되는 건 데빗카드 써라, 다른 누구는 한도의 30퍼센트 정도만 써라라는 식이다. 누구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부부는 현재 신용카드 한도의 30퍼센트만 사용하고 있다. 아까 한도가 1,000$ 라고 했으니 300$까지만 신용카드를 쓰고 나머지는 Debit Card를 쓰는 식이다. 이게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간 내에 상환하는 것이다. 

3. BOA의 장점? 맞는 신용카드 선택?

 위와 같이 은행업무를 보고 나면 온라인상으로 계좌가 생긴다. 우리나라처럼 종이로 된 통장은 따로 안주는 듯. BOA의 장점은 연회비가 없다는 것, Merrill Lynch와 연계되어 규모가 크다는 것(쉽게 망하진 않을 거란 얘기)이 있겠고 단점이라 하면 다른 은행에 비해 신용카드 혜택이 파격적이진 않은 정도 일 것이다. BOA에서 제공하는 카드 종류 여러 개 중 처음 만든다고 하면 아래의 세 개를 추천할 것이다.

 

BOA-카드종류
사진 출처: BOA website

 우리 부부는 가장 왼쪽의 빨간색 카드를 택했고, 대부분 저 카드를 고른다고 하며 특징은 매 달 한번씩 캐시백 리워드 카테고리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난 3% 짜리 캐시백을 선택하고 내 카드로 온라인 쇼핑을 주로, 와이프는 2% 캐시백을 선택 후 마트에서 장 볼 땐 와이프 카드를 쓴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매달 소비 패턴에 따라 리워드를 바꿀 수 있는 게 장점이고, 실제로 처음 몇 달은 집에 필요한 가구며 생활용품들을 들여놓느라 인터넷 쇼핑을 굉장히 많이 하기 때문에 빨간색 카드를 쓰는 게 가장 유리했다. 

 데빗카드, 신용카드 수령 모두 business day로 일주일 걸린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우린 친한 선배 형 집으로 배송시켰는데, 에어비앤비 룸으로 수령지를 등록하지 않은 이유는 혹시나 배송이 딜레이가 될 까봐였다. 체크 아웃 해야 하는데 카드가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고 하면 에어비앤비 집주인에게 받아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었다. 카드가 도착했다면 앱으로 카드 사용개시 버튼을 눌러 핸드폰이나 플라스틱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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