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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준비, 초기 정착

친정,시댁 없는 뉴욕에서 임신부터 육아까지(임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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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산부인과 검진

 미국 병원에선 출산 전까지 산부인과 검진도 잘 안 간다고 들었는데, 실상은 그렇진 않았다. 임신 중기까지는 거의 4주에 한 번씩 Office visit이 있었고, 간단한 vital sign측정과 태아 심박동 확인부터 시작해서 초음파, 혈액검사(유전병 확인) 등 그때그때 하는 검사가 조금씩 달랐다. 임신 후기부터는 2주일에 한번, 36주부터는 1주일에 한 번씩 오피스에 방문했다. 한 가지 단점은 이게 한국처럼 동네 산부인과에 가는 것이 아닌 내가 가입한 보험에 속한 의사에게 찾아가려니 집에서 가까운 곳을 갈 수 없었다는 것. 아내 배는 점점 불러오고 진료 보는 곳은 버스로 20분+도보 20분 정도 떨어진 곳이라 점점 아내가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맨해튼이 아닌 다른 지역에 산다면 차를 끌고 갈 수 있으니 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맨해튼 내에서 차는 사치다. 

 가장 자주 보게 되는 초음파는 한국처럼 고퀄리티의 입체초음파(?)를 보여주진 않는다. 검사항목에 있지 않고 그냥 테크니션 재량으로 한번 시도해 봤던 것 같다. 이것을 제외하면 그래도 기본적인, 꼭 커버해야 할 검사는 모두 커버해 줬다. 

2. 자연분만 VS 제왕절개

 미국은 제왕절개를 원한다고 해도 거의 안해준다고 들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리였다. 자연분만을 강력하게 권장하고 실제 제왕절개 비율도 한국에 비하면 낮긴 하지만 아예 안 해주는 건 아니었다. 한국이 제왕절개를 매우 많이 하는 나라인데, 의료 접근성 때문일 것이라는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어찌 되었든 최종결정권은 산모에게 있으므로 그에 맞게 따라주긴 했다. 매번 클리닉에 방문할 때마다 Provider들이 자연분만도 생각해 보라고 계속 설득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지만 결국 기존 의사대로 하기로 했다. 다만 우리가 있던 병원은 39주 이후에 제왕절개 스케줄을 잡아준다고 했다.

 '자연분만이 회복이 빠르고 산모에게 좋다, 제왕절개는 후유증이 남는다'는 식으로 제왕절개는 안 좋다는 인식이 깔려있는데, 수술 후 케어를 제대로 받는다면 제왕절개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아내는 학생 때 잘못된 자연분만 케이스를 너무 많이 봐서 자연분만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는 상태였으니, 본인의 신념에 따라 스트레스받지 말고 원하는 방식을 선택하도록 하자.

3. Baby registry, 육아템 공수

 한국은 워낙에 저출산이어서 그런지 임신한 산모에게 바우처를 지급하는 등의 정부차원의 혜택이 많은 데 비해 미국에선 그런 것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마존이나 월마트 등 대기업차원에서 baby registry를 등록하면 축하 선물을 보내주는데, 재고가 없다고 보내주지 않거나 신청 자체가 까다로운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크게 얻은 혜택은 없었다.

 Baby registry라는 개념을 처음알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 아마존에 베이비 레지스트리 등록을 하면 산모가 희망하는 육아 혹은 산모 용품 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그 리스트를 공유해서 친구나 지인들로 하여금 선물로 사주게 하는 시스템이었다. 마치 미국에서 결혼식을 할 때 커플이 필요한 혼수용품의 리스트를 공유해서 초대받은 사람들이 그 아이템을 사주는 것처럼 말이다. 기본적인 것들은 미국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면제품 같은 품목은 한국이 더 나은 것이 많다. 하지만 미국에 지인이나 친구가 없는 분들이 많을 수 있으니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필요한 물건을 공수할 필요가 있다. 

 우리 부부는 임신 12주차 쯤에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에 2주간 들어갔다 왔고, 그때 면 수건이나 속싸개, 산모용품들을 엄청 많이 쟁여왔다. 그래도 부족하고 미처 준비 못했던 물품들도 많아서 처남을 통해, 그리고 뉴욕에 놀러 오는 친구들을 통해서 아이템들을 공수해 왔다.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지만 지금까지 쓰면서 좋은 육아템들과 입수 경로는 따로 포스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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