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간호사/취업 수속

미 중부 구직활동

반응형

1. 영주권과 시민권, 그리고 이주

 최근 들어 여러 이유로 뉴욕을 떠나 타주로 이사 갈 생각을 했었다. 야망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에너지를 내며 사는, 수없이 많은 랜드마크와 각기 다른 빌딩들이 즐비한 뉴욕에서의 삶도 나쁘진 않지만, 이제 아이를 키우는 입장으로써, 그리고 일상 속을 생각해 보면 결코 살기 좋은 동네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동부를 떠나 좀 한적하고 더욱 아는 사람이 없는 동네로, 그러면서도 아직 잠재력이 있지만 개발은 덜 되어서 제2의 텍사스처럼 될 법한 동네로 떠나고 싶었다. 결론적으론 시민권을 취득하기 전까지 뉴욕에 남아있기로 했지만.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불법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추방이 시작되었다. 난 영주권자이지만 엄밀히는 간호사로 일하는 조건으로 그린카드를 받은 것이기에 이주를 하며 생길 몇 달의 경력 공백도 안심할 수 없었다.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시민권 신청이 최종 목표라면 꼭 본인의 영주권 획득 목적에 맞는 일을 하고(간호사로 일하기로 하고 영주권을 받았다면 간호사일을 그만두지 말자) 범죄에 휘말리지 않으며 성실히 납세하기 바란다. 시민권 신청과정은 내가 얼마나 법적으로 깨끗한 사람인가 증명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니 누군가의 카더라만 듣지 말고 유튜브에서 이민변호사가 운영하는 채널의 영상을 보던가 직접 상담을 받도록 하자.

2. 근무조건이나 급여

 뉴욕에 계속 있겠다고 생각을 바꾸기 전에 알아본 곳은 중부의 4개 주-콜로라도와 그 오른쪽 옆의 캔자스, 네브래스카, 오클라호마-였다. 가족중 한 분이 콜로라도에 사셨기 때문에 그 주변으로 알아봤다.  콜로라도를 제외하면 '촌구석'이미지에 급여 수준이 낮고 공화당색채가 짙은 지역들이다. 링크드인에 올라온 공고의 예상연봉을 바탕으로 챗지피티에게 물어보니 캔자스, 네브래스카, 오클라호마에선 맨하탄에서 받는 세전 연봉의 절반정도를 받으면 현재 생활수준과 비슷하게 해당 지역에서도 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예상급여
생활비지수 고려

3. 병원 리스트

 챗지피티와 한인커뮤니티에서 본 정보를 토대로 각 주별로 두 곳의 병원 체인에 원서를 넣었다. 현재 일하고 있는 곳이 Teaching Hospital에 규모가 꽤 큰, 주에서 1~2위를 다투는 병원이라, 이왕이면 해당 지역의 가장 큰 병원으로 가고 싶었다. 

[1] 캔자스

 캔자스시티와 위치타라는 도시가 가장 큰데, 캔자스시티는 미주리 캔자스시티와 캔자스 캔자스시티로 나뉘어있다. 두 도시가 강을 끼고 서로 성장하다가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게 된 케이스라고 한다. 미주리쪽의 캔자스시티가 더 규모가 크다고 하며 지원했던 병원들도 대부분 메인센터는 미주리 쪽 캔자스시티에 위치했다. University of Kansas Medical System과 St Luke's라는 병원체인에 지원했으며 두 병원 모두 인터뷰 제의가 왔으나 보진 않았다. 

[2] 네브래스카

 오마하와 링컨이라는 도시가 규모가 주 내에서 가장 크고 구글 맵으로만 봤을 땐 오마하가 가장 아기자기하고 예뻐보였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오마하가 바로 여기다. Nebraska Medicine(네브래스카 대학부속병원쯤 되는 듯하다)가 가장 크다고 하던데 중환자실 공고는 없었다. 외부공고가 없다는 것 자체가 인력도 빵빵하고 근무조건이 좋다는 뜻으로 해석되어 가장 관심 있던 병원이었지만 끝내 공고는 올라오지 않았다. 그 대신 CHI라는 체인에 지원했는데, 여긴 지원했던 병원들 중 가장 연락이 빨리 왔고 간단하게 전화로 인적사항을 묻는 질의응답을 했다. 

 [3] 오클라호마

 오클라호마시티와 털사라는 도시가 가장 큰데, 주변 주의 도시들에 비하면 규모가작다고 한다. 장점은 텍사스가 가깝다는 것(?). OU health와 Integris Baptist Medical Center 이렇게 두 곳에 지원했고 integris Baptist Medical Center는 서류에서 탈락했다. 자소서에 오류가 있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OU health에서는 연락이 왔지만 이 시점에서 이미 이사 갈 마음이 없어졌기 때문에 면접을 보진 않았다. 

[4] 콜로라도

 이중 유일하게 민주당 텃밭이긴 한데, 내 가족이 사는 지역은 공화당 출신 시장(?)인듯 하다. 덴버나 볼더 같은 대도시들이 있고 전미에서 살기 좋은 도시 1,2 위로 뽑히기도 한다. 다만 생활비에 비해 간호사 급여가 높지 않아서 간호사로 먹고살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UCHealth와 Denver Health에 각각 지원했고 UCHealth에서도 꽤나 응답이 빨리 와서 인터뷰를 봤는데 특이하게 6주 단위로 근무를 짜서 3주씩 데이와 나이트를 번갈아가며 하는 근무형태였다. 

4. 인터뷰 후기

 뉴욕에 직장을 구할때와 마찬가지로 인터뷰질문은 주로 간호사로 일하며 맞닥뜨릴만한 어려운 상황들, 효율적 의사소통이 필요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것을 주로 물어봤다. UCHealth에선 유닛매니저가 임상 관련 질문도 여러 개 했었는데 준비를 별로 하지 않았던 터라 매끄럽게 대답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뉴욕과 다른 점이 있다면 리크루터로부터 연락이 굉장히 빨리 왔다는 것(인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려나), 내가 몇 달 뒤에 이사 갈지 모른다고 함에도 인터뷰를 먼저 진행한 점 등 리크루터틀이 훨씬 적극적이었다. 뉴욕에선 아는 사람 없으며 인터뷰도 봐주지 않았다고...